스마트폰 중심의 세계 정보기술(IT) 시장에서 쟁패를 겨루고 있는 우리나라 삼성전자 및 LG전자와 미국 애플의 최근 주식 성적표 명암이 뚜렷하다. 아이폰 시리즈로 수년간 승승장구하던 애플은 팀 쿡 최고경영자(CEO) 교체설이 나돌 만큼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지난해 갤럭시S3로 세계 시장을 제패했던 삼성전자도 올해 주가는 제자리를 맴도는 상황이다. 반면 옵티머스 시리즈가 뒷심을 발휘하기 시작한 LG전자는 욱일승천하고 있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애플 주가는 연초 549.03달러에서 23일 종가 403.95달러로 26.03%나 떨어졌다. 이 때문에 애플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5006억1100만달러에서 23일 3744억200만달러로 1262억900만달러, 원화로 141조1648억원이나 줄어들었다.
전날 공개된 애플의 2013년 1분기 실적은 매출 436억달러, 순익 95억5000만달러로 예상보다는 호전된 듯 보였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 사후 애플의 미래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은 걷히기는커녕 갈수록 커지고 있다. 미국 도멘 캐피털 리서치의 버트 도멘 회장은 "애플은 20년 전 소니와 비슷하다. 소니는 항상 시장이 예상한 것보다 부진한 결과물을 더 높은 가격에 내놓아 소비자 총애를 잃었다"며 향후 애플 주가가 322달러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애플 부진의 원인 제공자이며 수혜자이기도 한 삼성전자는 시가총액 경쟁에서 애플과 격차를 바짝 좁혔다.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24일 종가 기준으로 218조8868억원(약 1956억달러)으로 애플 시가총액의 48%에 달했다. 2007년 아이폰이 등장하기 전까지만 해도 애플을 압도했던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에 고전하면서 역전돼 지난해 8월에는 애플 시가총액의 4분의 1 수준까지 뒤처졌다. 그러나 이후 갤럭시S 시리즈가 세계시장에서 인기를 끌면서 재역전의 발판을 만든 것이다.
시장의 관심은 삼성전자가 조만간 시장에 출시할 갤럭시S4로 얼마나 더 애플과 격차를 좁힐 것일지 여부다. 지난해 갤럭시S3의 선전으로 상승했던 삼성전자 주가는 올 들어 하락세다. 24일 148만6000원으로 거래가 마감돼 연초 대비 -5.71%를 기록했다. 이달 말 출시될 예정인 갤럭시S4가 분투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주가가 하락한 애플, 삼성전자와 달리 LG전자는 오랜 고전 끝에 스마트폰 옵티머스 시리즈가 제자리를 찾으면서 증시에서 질주하고 있다. 24일 종가는 9만1300원으로 연중 최고가를 경신했으며 연초 대비 17.8% 상승했다. 시가총액은 이날 14조7283억원으로 연초 대비 약 22.2% 증가했다. LG전자는 2분기에도 옵티머스G와 옵티머스G 프로, 옵티머스F 시리즈, 옵티머스L 시리즈 등을 잇따라 출시해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는 최대 경쟁자인 애플이 휘청거리는 동안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벌이게 될 신제품 대결의 승부에 주목하고 있다. 아이엠투자증권 천영환 연구원은 "LG전자는 최근 2년간 휴대전화 사업부 실적이 안 좋았는데 최근 출하량이 증가하자 마진 회복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생긴 반면, 삼성전자는 이미 시장점유율이 높아 더 올라갈 여력이 있느냐에 대한 시장의 고민이 있다"고 지적했다.